"시간은 환상이다. 점심시간은 두 배로 그러하다." 

-더글라스 아담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정말 이보다 더 점심시간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사무실이 응집되어 있는 곳에서 점심시간은 곧 전쟁이다.


굶주린 좀비떼는 줄을 지어 정해진 시간 내에 주린 배를 채우려 아우성을 친다.


상상 이상의 엄청난 댓가를 지불해서라도.




물론 나 역시 일개 좀비에 불과하다.


뇌가 썩어서인지 매일매일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게 너무 힘들다~_~


그나마 사람이 많지만 (맛이 어느정도 보장) 자리는 있는 (기다리긴 싫으니)


그런 곳을 대-충 찾아 들어가게 된다.


그리하야 오늘은 개중 깔끔한 차찬탱 茶餐廳 인 Tim's Kitchen에 갔다.







Tim's Kitchen 美味天皇


灣仔謝斐道148號地下A舖

Shop A, G/F, 148 Jaffe Road, Wan Chai 






사실 이 사진은 다 먹고 나와서 찍은 것. 사람들이 상당수 기다리고 있다.


난 매의 눈으로 빈자리를 확인하고 잽싸게 들어갔지. 후훗.







안에는 이렇게 복작복작. 


홍콩 음식점들이 대부분 자리가 상당히 좁다.


저렇게 덩치 큰 오빠들도 다 낑겨 앉아서 먹는다.







신기하게도 벽 한 켠에는 밖으로 창이 나 있다. 


특이한 장식물들, 꽃과 화분들로 꾸며져 있는데 


뭔가 탁 트인 느낌이라 공간의 폐쇄적인 느낌이 훨씬 덜하다.







차찬탱들의 메뉴는 다 비슷비슷한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보통 


1. 메인 혹은 고명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등)

2. 식사류 (밥, 스파게티, 엔젤헤어, 혹은 감자튀김 등)

3. 음료 (레몬티, 밀크티, 레몬꿀물, 레몬워터, 홀릭스, 오발틴 등)


이러한 조합인데 그 내용물이 시간에 따라 조금씩 변형된다.


예를 들면 아침에는 1번이 계란, 스팸, 햄 등, 2번이 마카로니나 토스트 등.


점심에는 위와 같이 좀 더 양이 많은 고기나 밥류,


그리고 애프터눈 티에는 프렌치토스트나 튀긴 닭다리 등으로 바뀔 뿐.


이곳은 특이하게 점심/저녁세트에 디저트를 포함한다. 티라미수와 두부푸딩 중 택일.


마코는 C (소고기), 밥, 레몬티를 시켰고 


나는 D (양고기), 감자튀김 그리고 덜 단 레몬티를 시켰다.


Protip: 음료에 들어가는 시럽의 양도 달리 주문할 수 있다.


正常 정상 (시럽 100%)

少甜 씨우팀 (50%)

走甜 자우팀 (0%)






근데 막상 나온 걸 보니 구분이 가지 않는다 o_O


좁은 홍콩의 특성상 국내에서 키운 육류는 거의 없고 


식재료는 거의 전량 수입이라고 보면 된다.


(신계에서 소량 키운 닭이나 야채를 시장에서 팔기도 한다)


차찬탱에서는 보통 그런 저렴한 냉동육을 쓰기 때문에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공정을 거친 고기를 쓴다고 한다.


그래서 차찬탱에서 식사를 하면 뭔가... 고기가 고기답지가 않달까?


인공적으로 질감이 부드럽다. 여기 사람들은 익숙한 듯 하다.


소고기가 이런 것이 가장 심하고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그나마 낫다.







아아 저 아름다운 레몬티의 자태를 보라.


이전에 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는 비타레몬티에 대해 적으면서 


차찬탱 레몬티는 더 맛있다고 극찬했는데 드디어 포스팅하게 되어 기쁘다.


여러분들에게 너무너무 보여 주고 싶었음 <3




이 레몬티를 제대로 즐기려면 내면의 야수를 깨워


레몬을 빨대로 내리꽂고 숟가락으로 난도질해야 한다.


그래야 레몬주스가 제대로 차에 섞여 상큼하기 짝이 없는 레몬티가 완성된다.


주의사항: 껍질에서는 떫은 맛이 나니 껍질은 피해 과육만 난도질합시다.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다음번엔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홍콩식 프렌치 토스트와 밀크티를 포스팅하겠음!


또 만나요.


WRITTEN BY
krhk
수 - 몸은 홍콩에,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달리 명시되어 있는 않는 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불펌금지. All content © 2015 Sumin Cho unless otherwise stated.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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