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이름은 진주란다. 흑진주. 우리 멋있는 주치의선생이 지어준 이름이지.
내가 처음 이 집으로 이사온 지 벌써 일년 반도 넘었구나.
내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그건 알 바 없고. 실은 나도 몰라.
자유롭게 방랑하던 보헤미안인 나를 인간들이 데려간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군.
내가 약간 지병이 있어서 말이야. FIV랬나. 고양이에게 에이즈가 뭐람?
글쎄 나를 다른 고양이들에게서 격리시키는 게 아니겠어.
보호소의 좁은 주방만이 내 공간이었는데, 조금 외로워지기는 하더라.
그런데 어느 날 이 노예가 날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는 게 아니겠어.
뭐 좀 작고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아주 나쁘지는 않네.
아이구 아이구 따숩다
에미야 니 배는 참 푹신푹신하구나
에미야 더 쓰다듬어 봐라
ㅉㅉㅉ 좀 시원하게좀 해 보려므나
옳지 옳지 시원타
계속 해 봐라
에미야 테레비좀 그만 보고 살림에 신경좀 쓰거라
사료그릇에 바닥이 보이기 전에 재깍재깍 알아서 채워 놓거라
나의 이 치명적인 매력의 LD50를 넘기지 않도록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어. 다음에 또 보자구.
WRITTEN BY
- krhk
수 - 몸은 홍콩에,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달리 명시되어 있는 않는 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불펌금지. All content © 2015 Sumin Cho unless otherwise stated.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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